계란찜 먹다 창밖을 본다
눈 속에서 비둘기 먹이를 찾는다
가만, 저 놈도 본시 알에서 나오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이 찜 속에
저 놈과 동족이 숨어있는 거 아닌가
눈을 헤집는 뾰쪽한 부리
퇴화된 날개 푸드덕거리는 닭이
내 뱃속에서 부화하고 있다는 건데
살이 되고 뼈가 굳어져
맨발로 눈 헤집고 다니는 본능
내 속에 스며들어
제멋대로 나를 조종하는 거 아닌가
찬바람 부는 거리
새벽부터 입술 부르트게 헤매며
바람도 못 일으키는 날개짓
이 찜 때문이란 이야긴데
�기는 수탉처럼 새벽마다 화들짝 깨어나
찬바람 부는 거리
처마 밑 배회하는 거
이 계란찜 때문 아닌지 몰라
2008 서시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