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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건호시

[스크랩] Re:때 늦은 후회

      때늦은후회 / 전건호 지금도 가슴 시린 것은 내일이면 또 만날 것으로 알고 손 한번 못 흔들고 헤어진 사람 다시 찾을 줄 알고 낙서 한 줄 못남기고 떠나온 담벼락이다 붉어진 얼굴로 나마 고백이라도 해보았으면 붙잡을 수 있었을지 모를 사람 세월 지나 낯선 거리 사내 아이 손잡고 지나치는 뒷모습도 황망하지만 지나온 길모퉁이마다 망설이고 또 망설이며 고백하지 못한 까맣게 많은 말들 무서리에 덮이고 눈 내리는 어느 겨울날 처마밑 제비 되어 찾아와 여름내 흙집 짓고 울다 떠난 인연 화들짝 깨닫고 바라보는 빈 제비집 삭풍에 기타줄처럼 떠는 거미줄 어수선한 시린 공명이 가슴후리는 것이다

출처 : 무불선원
글쓴이 : 연꽃(蓮華心)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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