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 난 방에서 잠을 깨
네모 난 식탁에서 밥 먹고
네모 난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는다
네모 난 보도블럭 밟고
네모 난 계단 올라
네모 난 전철 타고
조각난 마음으로 출근하다보면
네모 난 건물 사이 쪼개진 하늘
네모 난 광고판 지나
네모 난 사무실 도착해
네모 난 유리창 열고
네모 난 책상에 앉아
네모 난 모니터 자판을 두드리다
네모 난 전화기로
네모 난 방으로 전화를 건다
네모로 짜깁기된 조각보 같은 하늘 아래
조각조각 퍼즐 맞추어 놓은 듯한 마음으로
네모 난 꿈을 꾸며
네모 난 도시락으로 허기 때우고
네모 난 캡슐 같은 건물
들락거리는 벌이 된다
둥근 게 그립다
2007 시와시학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