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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건호시

모래무지

1.

 

된장과 깻묵을 넣으세요

다음엔 길을 만들어 유인 하세요

식욕을 자극하는 냄새 후각 자극하겠죠

무덤 될 게 뻔하고 환히 보이는 속임수

정작 물고기만 덫을 보지 못해요

걸려들면 끝장이거든요

 

2.

 

짬 모르고 어항 속 떡밥 넘보다

잘못 걸려들어 파들대는 놈들처럼

당신 벗어날 수 없어요

어항에 갇힌 물고기 같아요

이렇게 깊숙이 들어온 지 미처 몰랐어요

무수한 눈초리들

버둥거리는 나를 비웃어요

아무리 용 써도 너무 늦은 거 같아요

처음부터 함정이란 걸 모른 건 아니었는데

이 정도쯤이야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고추장 범벅 도리뱅뱅이 되고

기름에 튀겨졌다는 신화 가소로왔는데

빠져나갈 수 없다니요

어항밖을 보면 미칠 것 같아요

유리감옥 못 들어와 안달하는

충혈 된 저 눈들 좀 봐요

애태우다 숨 반쯤 넘어 갔어요

누가 좀 말려줘요

 

2008 다시올 문학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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