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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건호시

등대

저기가 어디일까

어둠속 깜빡거리는 불빛

땀에 젖은 이불에

둘둘 말린 몸뚱이

으스스 밀려오는 오한

누가 여기 건져놓은 걸까

어렴풋이 드러나는 창문

컴퓨터 모니터 희미한 실루엣

미처 끄지 않은 전원 깜빡 거린다

저 속 일렁이는 파랑

철없이 뛰어들어 표류하는 나를

건져준 게 저 불빛일까

살 부대끼던 사람들

어두운 수평선 너머

사라진 나를 찾는 등불일까

난망의 바다 표류하는 사이

낯모를 사람들 랜덤으로 흘러와

텅 빈 블러그 두드린다

비상등 깜빡거리는 걸까

몽롱한 꿈 깨우느라

밤새 깜빡거린 걸까

 

2008 시와문화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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