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가 앵앵 거리는 모기를 잡다
발 아래 뒹구는 놈을 본다
저 가는 다리
습자지 보다 얇은 날개
겨자씨 보다 못한 몸으로
산 같은 나를 물어 허기 때우려 한 걸까
하수구에서 몇 생을 구르다
겨우 날개를 달고
하필 이 산허리까지 올라와 나를 무는 게
한 끼 허기 때우려함 일까
은하 저편 가뭇한 별 나라
사금파리 같던 내 매정함에 서릿발 맺혀
무서리처럼 쏟아지는 별똥별 피해
천신만고 끝에 날아온 게 저 모습일까
절벽보다 가파른 한(恨)에
아수라 숲 속 모기로 날아와
고작 내게 할 수 있는 게
온 몸으로 잉잉 울며 달려들다
아둔한 옛사랑에 맞아죽어 버린 걸까
툭툭 불어난 상처
아리고 쓰려 신열을 앓으며
잠 못 이룬다
2007 시에 여름시인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