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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건호시

[스크랩] 물수제비

멀리 날지도 못하고

곧 가라앉을 일입니다

눈을 떼지못하는 사람들

안타까운 탄성

조금 더, 조금 더 가슴졸입니다

발목 잘름거리며

건너지못할 바다 너머

목숨다해 나는 사이

젖은 솜처럼 구름은 내려서고

바람 마저 잠시 침묵입니다

서너번 수면에 발목을 적셨을까요

숨은 벌써 가빠오고

날아가는 이 순간

찰나가 영겁으로 늘어났으면 합니다

나비를 꿈꾸던 밤마다

펄렁펄렁 바이칼의 수면을

두려움 모르고 철없이 날았건만

숨이 다해가는지

일렁거리는 파랑 한 고비

더는 넘지 못할

먼지였을 때 날아오르던

힌두쿠시 보다 가파릅니다

수면아래 가라앉아 밤마다 시린 음계로

당신의 귀를 두드리는 비창

들리기나 하는지

가슴 까맣게 탈 노릇입니다


2007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봄호

출처 : 시 카페 '밥짓는 마을'
글쓴이 : 전건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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