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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건호시

[스크랩] 청설모

 

경계가 아슬하다

땅에서 머물지 못하고

가지끝으로 내달려야 할 만큼 절박하던가

발자국 하나 마다

오금 저리게 날렵하다

현기증 나는 가지끝에서

저렇게 자유로울 수 있다니

허공에 신작로가 열린 듯

거침없이 건너뛰면서 실족이 없다니

허공에서 허공으로

이 별에서 저 별로 날아가는

거침없는 삶이라니

험한 꿈 꾸는 밤

저 놈 발길에 채여

툭툭 떨어지는 굴밤에도

가위 눌려 식은 땀 흘리는데

얼마나 더 가벼워져야

비탈진 생애

저 놈 만큼 자유로울까

경계가 아슬하다



2007 시와 정신 봄호





출처 : 시 카페 '밥짓는 마을'
글쓴이 : 전건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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