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별 / 전건호
의정부역에서 부터
옆자리 꾸벅꾸벅 졸던 여자
한탄강 지나면서
내 어깨 기대고 잠이 들었다
얼콰하게 술 마시고
올라 탄 신탄리행 기차
어느 생의 인연인지 고단하기만 하다
기차는 들뜬 행락객 싣고
신바람 경적을 울리는데
가는 숨 달싹이며
살짝 웃는 듯 어깨 들썩인다
누구와 한 생 엉키는 꿈을 꾸는 건지
그녀 단꿈 기웃거리며 고개 돌린 창밖
튀밥 같은 벚꽃 펑펑 터진다
머리칼 향기 오롯이 빠져든다
한 생애 엉키며 덜컹대던 기차
차내 방송 종점을 알리자
무심히 눈 비비고 일어나
잠시 기댄 어깨 까맣게 잊고
개찰구 빠져나와 저만치 멀어간다
어느 길모퉁이에서
다시 만날지 모를
포름한 저 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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