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문자 / 전건호
당신의 불청객인 나는
향기로운 꽃이라도 되는 냥
선정적인 눈길 한 번으로
간절하게 매달린다
나른하게 취한 눈시울에
얼굴 파리하도록 떨어질 줄 모르는
꽃잎처럼 하롱거린다
어긋난 사랑의 경로들이
젖은 눈 깜빡이는 밤
천대받는 문장으로
누군가의 전부가 되었던 적 있다
나에겐 운명이었으나
너에겐 한낱 스치는 바람
눈 흘기는 네게 달라붙는 나도
누군가에게 잊힐 수 없는 사람이었다
네게는 아니더라도
누군가엔 전부였던 적 있다
생리혈 보다 붉게 핀 복사꽃
그 화무십일홍에 벌처럼 생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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