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불어 좋은 날
전 건호
단체문자를 날렸더니
사방에서 답이 왔다
흑산도 홍어가 헤엄쳐 오고
속초 오징어
부산 갈매기
인천 짠물이 밀려든다
팔도 명물들이 우글거리는
액정 속으로 눈망울을 던지자
물고기들 일제히 시선을 모은다
네모난 세상은
호기심 가득한 열목어 나라
수평선 너머 흘러가
씨알 굵어져 돌아온 치어들
거친 난타를 친다
부정맥의 숨소리
삼각파도가 되어 길을 막고
우유체로 보낸 고백
희망봉이 된다
2010 불교문예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