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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전건호

구멍틈 생쥐와 눈 마주친다

반짝 쨍그랑

공명음이 허공을 긋는다

팽팽한 거미줄 파르르 떤다

서로를 뜯어보는 눈 깜박

망막에 반사된 나는

놈의 혈관 어디쯤 흘러가는 걸까

호흡을 주고받는

8초의 해후를

8분전 출발한 햇빛이

반사시키는 찰나

8년후 어느 행성에서

한 사내 허블망원경으로 관찰하리라

사내의 심장은 쿵쿵

허파는 파르르

눈꺼풀 깜빡거리며

타임캡슐에 이 순간을 밀봉할 때 쯤

나는 지구별의 어느 꼭지점에 서서

나를 관측하던 그가 떠난 외계행성의

검은 흑점을 갸웃거릴까

 

* 8분 : 태양에서 지구까지 햇빛이 도달하는 시간

 

2009 시로 여는 세상 겨울호 신작 소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