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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룡점정 / 전 건호

명인사업단대표 2011. 3. 21. 09:51

화룡점정

                                  전 건호

 

 

진앙지에서 이미 숨을 거둔

바람이 창문을 두드린다

눈물방울을 튀겨 그녀를 그리다보면

회오리치는 바람에 섞인

지구 반대편 잠든 이들의 숨결이

입체화된 시간앞에서 덜컹거린다

 

몸은 현재형에 머물러있으나

마음은 과거형으로 수식된다

손금에 갇힌 생을 벗어나고부터

생명선과 운명선이 만나는 교차로에

하롱하롱 떨어지는 꽃잎들

 

손톱에 갇힌 반달이 저물도록

오지않는 당신을 기다리는 동안

허공을 떠돌던 별들이 몸을 던진다

 

지상의 돌 틈마다 일어서는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꽃잎

꽃들이 편식하던 색깔은 지층 속 얼마나 남았을까

꽃잎에 지워진 길

언제 열려 길 떠날 수 있을까

 

붓끝으로 마지막 점을 찍는 순간

그녀는 무슨 꿈 꾸는 걸까

 

 

2011 문학과 의식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