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인협뽑기/전 건호

명인사업단대표 2011. 3. 16. 09:17

인형뽑기

                                     전 건호

 

 

 

언제부터 엉켜 잠든 건지 몰라요 밖으로 나가는 순간만 초조하게 기다리는데요 인적 끊긴 거리 창백한 유령처럼 서로 등 돌리고 곁눈질하다 하얀 손 어른거리기만 해도 심장이 얼어붙을 거 같아요 파리한 가로등 불빛에도 신데렐라가 된 듯 외로운 비둘기의 날갯짓에도 자꾸 차디찬 손을 놓쳐버려요 낙진처럼 가라앉는 한숨 섞인 시선들 눈물 글썽이며 서로 어깨 다독거려주는데요 새벽 두 시 불 꺼진 미로를 떠도는 바람이 마른 눈물마저 지우고 가네요 멀리서 찻소리만 들려도 까맣게 타버릴 마음이에요 오늘밤은 부디 당신 머리맡에 잠들 수 있게 제발 여기서 건져 주세요

 

 

2011. 시에티카 상반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