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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의 띠/전건호

명인사업단대표 2010. 3. 31. 08:32

그의 볼을 닦아주다

눈물 한 방울이 손등을 타고 든다

눈물이 나를 삼킨 건 순간이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물의 바다

일렁이는 격랑에 휩쓸리다 고개를 든다

둥근 수성에는

망망대해가 출렁거린다

진앙지를 향해 공전을 하는 별을 떠돌다

아틀란티스를 지나면서

나룻배가 편서풍에 몸부림친다

바닷 속 시니컬한 골짜기로

몸을 던지는 별들이 떠오르는 순간

십이차원의 문이 열리고

은하성단이 펼쳐진다

손등의 눈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동안

술병 속에 갇혀버린

처녀좌의 소용돌이치는 격랑을

나룻배는 무사히 헤쳐나가는 걸까

눈물에 젖어드는 건 순간이지만

해법을 풀 길 없는 방정식이 해파리처럼 떠다닌다

상심의 눈물 한 방울에서 시작된

소금바다를 떠돌며

그렁그렁한 눈망울을 떠올리는 순간

호리병속에 휘몰아치는 폭풍이

나침반도 없는 배를 덮친다

 

2010 문학마당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