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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러브/전건호
명인사업단대표
2009. 9. 11. 09:08
진눈깨비 분분한 저녁
낯모를 문자 하나
인화성 강한 가슴에 명중되었다
어스름 창밖에는
문자들이 횡단보도 무시하고
남산타워 단숨에 뛰어 넘는다
뱀처럼 지하도를 통과해
크루즈미사일처럼 빌딩 에둘러 온 문자
소나무 위 매달린 눈꽃 한 송이같이
스르르 액정화면에 착지한다
당신 보고 싶어
가슴에 맺히는 문장
녹슨 심장에 박힌 뇌관을 친다
누군가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문자를 읽고
스무 살처럼 두근거린다
탁구공 같이 튕기는 말씀들
소나무 가지 부딪쳐 분분하게 눈을 뿌리는데
그중 빗나간 말씀 하나
섬광 번쩍 목탄 같은 기억에 불붙인다
빗맞은 오발탄에
뜨겁게 타오른다
시와 정신 2009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