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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의 감옥

명인사업단대표 2008. 11. 21. 08:57

떨리듯 가냘픈 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아무도 보이질 않는다

과민성신경증후군일까

헛것을 듣는구나 생각하며 돌아서는 순간

온 사방 일제히 외치는 소리

우리 좀 구해주세요

새벽 한시 양재동 꽃거리

닫혀진 유리창안

그렁그렁 피어난 꽃망울들

나를 부르는 것이었다

빈 공터 철조망엔

팔다리 전지당한 나무들

팔려갈 날 기다리며 몸을 흔들고

탈출 시도하는 넝쿨장미

철조망 기어올라 구해 달라 필사적으로 손짓했다

핼쑥한 꽃잎 몇 송이

탐조등 같은 보름달 아래

결연하게 담장 아래로 몸을 던지는 것이었다


2008 시에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