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건호시

네모나라/전 건호

명인사업단대표 2007. 9. 5. 10:33

 

네모 난 방에서 잠을 깨

네모 난 식탁에서 밥 먹고

네모 난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는다

네모 난 보도블럭 밟고

네모 난 계단 올라

네모 난 전철 타고

조각난 마음으로 출근하다보면

네모 난 건물 사이 쪼개진 하늘

네모 난 광고판 지나

네모 난 사무실 도착해

네모 난 유리창 열고

네모 난 책상에 앉아

네모 난 모니터 자판을 두드리다

네모 난 전화기로

네모 난 방으로 전화를 건다

네모로 짜깁기된  조각보 같은 하늘 아래 

조각조각 퍼즐 맞추어 놓은 듯한 마음으로

네모 난 꿈을 꾸며

네모 난 도시락으로 허기 때우고

네모 난 캡슐 같은 건물

들락거리는 벌이 된다

 

둥근 게 그립다 


2007 시와시학 가을호